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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마리끌레르 5월호 : "의미 있는 작품을 통해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서른 살 수영의 아름다운 순간들.



CELEBRITY LA로 떠난 수영
온전히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이자 바람인 최수영. LA에서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그의 평화로운 모습을 담았다.




이곳 LA에는 소녀시대 멤버인 티파니가 있어서 마음이 더 편했겠어요.
그럼요. 친구가 있으니 심심할 새가 없었죠. LA에 온 이유 중 하나가 티파니의 단독 콘서트에 꼭 참석하고 싶었기 때문이거든요. 친구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줄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았어요.

여행만큼 몸과 마음에 위안이 되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쉬지 않고 일하다 보면 저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제 일상의 전부가 돼버려요. 여행을 하며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고 재충전되죠. 자연스레 다음 활동에 좋은 영향도 주고요.

공연 무대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대중의 즉각적인 평가 를 받는 직업이 에요. 그런 평가에서 자유롭기는 쉽지 않고요.
전에는 저에 대한 평가에 아주 예민했어요. 사람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뭘까 고심하고 그걸 만족시키기 위해 많이 고민했죠. 하지만 지금은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유연하게 대처하게 됐어요. 사람에 따라 저를 다르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죠. 이제는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해요.

최근에 솔로곡을 발표했어요. 사진전도 열고 스크린 데뷔도 했고요. 활동의 스펙트럼이 점점 넓어지고 있어요.
한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대신 철칙이 있죠. 소녀시대 멤버로서 그 이름에 누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활동하려고 해요. 저를 보여드릴 수 있는 많은 통로를 활용하는 거죠. 그래서 전시도 하고 작사, 작곡으로 표현하고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제가 가진 많은 모습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에요.

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에 이어 5월에는 '걸캅스'도 개봉하죠?
'걸캅스'는 카메오로 출연하기로 했는데 조연까지 맡게 됐어요. 제가 하는 다양한 시도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늘 궁금해요. 최수영이라는 개인에 대한 평가가 사실 그리 후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어요. 그래서 어떤 걸 더 잘할 수 있을지 알아가고 싶고, 많은 걸 시도하려고 해요. 방향을 잡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많이 보여드리는 게 목표고, 어떤 게 나에게 맞는 건지 찾아가고 있어요.

'막다른 골목의 추억'을 찍으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고 들었어요.
이 영화는 요시모토 바나나가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에요. 원작 소설이 워낙 좋기도 하고 소설 안에 제가 힘들 때마다 위로받은 문장이 참 많았어요. '너는 그 자리에서 큰 원을 그려나가면 된다' 같은. 작품을 만날 당시가 새 회사를 만나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라 설렘 반 걱정 반의 상태였거든요. 그런 마음으로 일본이라는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색다른 경험을 하며 영화 속 주인공 유미처럼 새로 시작할 용기를 얻었어요.

영화에 담긴 나고야의 풍광이 무척 아름다워요.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면 뭘까요?
저예산 영화다 보니 예상치 못한 일의 연속이었어요.(웃음) 그중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건 나고야의 명소인 TV 타워를 찍는 날이었어요. "와,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저 멀리 다 보이네"라는 대사가 있는데 날씨가 계속 맑다가 하필 그날만 흐려서 아쉬웠죠. 그리고 촬영할 때 벚꽃이 예년에 비해 빨리 피어 첫 촬영부터 계획에 없던 벚꽃 신을 찍은 일도 기억나고요.

일본에서 먼저 데뷔했으니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생애 첫 영화라는 점이 감회가 좀 특별했을 것 같아요.
제가 열두 살이던 2002년에 일본에서 먼저 데뷔했고 그 뒤 소녀시대로도 활동을 활발하게 했죠. 막연히 언젠가는 일본어로 연기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일본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봤어요. 일본어가 가능한 제가 한일 합작영화의 주연을 맡은 일이 굉장히 큰 행운으로 느껴져요. 제작사에 얘기하지 않고 일본에서 개봉한 첫날 현지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어요. 일본에서 영화배우로 데뷔하는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더라고요.(웃음) 그러고 보니 서른살이 저에게는 여러 가지 의미의 '시작'이네요.

이제 서른이 됐어요. 연기자로도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나이고.
이제 소녀가 아닌 여자로 보여야 하죠. 그것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여자의 모습을 표현해야 하고요. 의미 있는 메시지를 주는 작품을 통해 그 의미를 잘 전달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서른을 기점으로 많은 부분에서 전환점을 맞았어요. 설레기도 하겠지만 불안하기도 할 테죠?
새로운 회사를 만난 건 변화지만 작품에 집중하려 했고, 쉬지 않고 일한 건 변하지 않았어요.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일하는 게 목표고요.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동안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배우로서의 삶을 결정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외롭기도 하고 고독할 수도 있는 그 시간을 잘 관리하고 이겨내는 게 중요하다고 늘 생각해요.

사전 제작 드라마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도 촬영을 마쳤어요.
촬영을 다 마쳤고 곧 방영할 예정이에요. 방영과 동시에 하반기에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고, 그때까지 저를 잘 관리하면서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고 해요. 솔직히 고민도 되고 지친 느낌이 들 때도 많지만 그 스트레스를 잘 컨트롤 해야죠. 적절한 때에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하는 것, 그게 요즘 제 화두예요.

그 스위치를 최적의 시기에 켜고 끄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닌데요.
악플이나 혹평을 마주해도 주변에 절 사랑하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으면 충분히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이 사람에게 사랑받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 내가 저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최악은 아니야'라고 털어버릴 수 있게 돼요.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팬레터를 많이 읽어요.(웃음)

소녀시대 멤버 중 '멘털 갑'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요.(웃음)
맞아요. 멤버 중 멘털이 아주 강한 편에 속했는데 폭풍을 몇 번 겪으면서 많이 약해지긴 했어요.(웃음) 그래도 경력이라는 게 쌓이고 홀로서기를 하다 보니 일할 기회가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게 되고요. 큰 무대나 쇼에 초대되고 설 수 있는 소중한 기회도 정말 감사해요.

지금껏 쌓아 올린 커리어를 되돌아보면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나요?
어릴 때는 제가 누리는 것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 와서 예전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와, 그때 우리 어리고 예뻤구나' 싶기도 하고 엄청난 일을 해낸 것 같아 새삼 뿌듯하기도 해요. 돌아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앞으로 최수영이 걸어 나가고자 하는 길의 방향성이 궁금해요.
저는 당찬 포부나 거창한 계획이 없어요. '사람 최수영'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이자 바람이에요. 샤워하고 보송보송한 이불에 쏙 들어갈 때 느끼는 만족감,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먹는 즐거움 같은 소소한 행복이요. 물론 연예인으로 크게 한 방 '팡' 하고 터지기를 늘 바라지만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일상의 작은 행복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누구에게나 하루에 한 번 꼭 행복한 순간이 있다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