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아 하이컷 244호 : 출구 없는 매력의 임윤아가 영화 '엑시트'에 함께 출연하는 배우 조정석과 매거진 '하이컷' 표지를 장식했습니다! 7월 31일 개봉될 임윤아의 영화 '엑시트' 많이 기대해주세요~!
출구 없는 매력의 두 배우, 조정석과 임윤아가 재난영화 '엑시트'로 뛰어들었다. 청년 백수 용남과 연회장 직원 의주로 변신한 이들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덮인 도심을 탈출해야만 한다. 영화는 '재난 액션'을 표방하지만, 달리고 또 달리는 이들에겐 슈퍼 히어로의 아우라보단 현실의 짠내가 더욱 짙게 배어있다. 그렇게 함께 땀 흘린 덕분일까. 화보 촬영장에서도 틈만 나면 서로를 최고의 파트너라 추켜세우는 이들. 유연한 조정석과 더욱 단단해진 임윤아가 함께 뛰고 구르며 만들어낸 '현실 밀착 케미'는 올여름 관객들의 마음을 봉쇄할 수 있을까. (기자 전혜진)
임윤아 ――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렸다"
반려견 래오와 함께 화보컷을 촬영했다. 래오가 카메라 각도를 너무 잘 알던데?
오래오래 지내라고 '래오' 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이렇게 아가의 모습일 때 함께 뭔가를 남길 수 있을 것 같아 데려오게 됐지. '하이컷'이 래오의 데뷔작이네. 하하 데뷔라곤 인스타 데뷔 밖에 안 해봤다. 근데 너무 뚱하게 나온 것 같기도 한데··· 실물의 '예쁨'이 다 담기지는 않은 것 같다 하하.
스크린으로는 첫 주연 도전작이 '엑시트'가 됐네. 그간 드라마에서는 여러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왔었고 또 성과도 꽤 좋았잖아. 선택에 신중했을 법도 한데, '엑시트'를 고르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장르도 캐릭터도, 그간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가 첫 번째 이유고, 두 번째는 재난 영화라고 해서 뭔가 진지하고 무겁기만 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다. 긴장감도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그 사이사이에 유머 코드가 쏙쏙 숨어있다. 그런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다.
'재난'이라는 키워드가 붙은 작품은 처음이잖아. 맨손 클라이밍이나 고공낙하 연기 등을 직접 소화해야 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준비했나.
크랭크인하기 두 달 전쯤부터 (조)정석 오빠랑 함께 클라이밍도 배우고, 액션 스쿨 가서는 와이어라든지 촬영할 때 나오는 씬들을 미리 연습하기도 했다. 특히 클라이밍은 예전에 등산복 광고를 찍으면서 몇 번 해본 적은 있긴 한데, 이렇게 세세하게 제대로 배워본 건 처음이다. 암벽등반가 김자비 선수에게 직접 배웠는데, 그 덕에 안전하고 재밌게 배울 수 있었다.
임윤아가 은근히 '액션'에 강한 것 같은데? 조정석보다 더 빠르게 달리고 열심히 구르고 멀리 날았다는 소문이 있더라.
하하 액션에 있어서는 소녀시대 활동을 하면서 계속 춤을 췄던 게 효과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또 기본적으로 운동신경이 나쁘지 않은 편인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승부욕도 좀 있는 편이고? 와이어도 공연하면서 몇 번 타본 적이 있어서인지, 재밌었다. 정석 오빠는 높은 곳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무서울 수 있다고 하던데 오히려 뭔가 의지할 곳이 있어서인지 다른 맨몸 액션보다 덜 힘들었다. 달리는 신이 정말 많았는데, 계속 뛰고 클라이밍하고 이런 게 훨씬 더 힘들었지.
파트너 조정석과의 호흡은 어땠나. 조정석은 아까 인터뷰할 때도 그렇고, 지나가면서도 거의 '임윤아 칭찬봇' 수준으로 연기력을 칭찬하던데.
하하 제작발표회 때부터 자꾸 칭찬을 해줘서··· 몸둘 바를 모르겠네. 너무 감사하다. 촬영장에서 오빠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의주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끌어올릴 방법도 같이 상의를 해줄 정도였다. 연기로 뭔갈 표현하는 데 있어 그때그때 아이디어가 굉장히 많은 분이라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 그런 부분들을 함께 상의하면서 시너지를 낸 장면이 많다. 내 연기가 더욱 맛깔나게 보인다거나 매력이 상승된다거나 한다면 그건 정말 용남이 있어서 발휘되는 것들이다. 정석 오빠 없었으면 어떡할 뻔했나 싶을 정도였지. 물론 촬영 현장 밖에서도 정말 좋은 사람이자 파트너였다. 처음에 같이 촬영한다고 했을 때 다들 부러워했거든. 이제야 왜 그렇게 정석 오빠 칭찬들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스크린 데뷔작이었던 '공조'가 반응이 정말 좋았잖아. 임윤아가 그런 유쾌하고 생활감 있는 성격의 캐릭터를 한 번 더 맡아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엑시트'의 의주가 딱 그런 것 같았다.
두 캐릭터 모두 현실에서 느낄 수 있는 친근함 같은 걸 갖고 있지. '공조'의 민영이 능청맞고 약간의 푼수기가 있는 캐릭터였다면, 그 에너지가 '엑시트'의 의주에게는 든든하고 책임감 강한 형태로 확장된 것 같다. 의주를 연기하면서 그가 가진 주체적이고 능동적이고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는 그런 '멋짐' 같은 게 자연스럽게 묻어나오게 하는 데 신경 썼다.
'엑시트'의 의주와 임윤아가 닮은 점이 있다면?
속으로 생각하는 것들은 비슷한 것 같은데, 나는 그냥 생각파고 의주는 행동파? 하하.
그렇다면 그간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서 스스로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진짜 임윤아가 가장 많이 비친 건 '공조'의 민영이지 않나 싶은데? 하하. 신기한 게 최측근들은 민영을 보면서 다들 "너 있는 그대로네, 너네!" 라고 얘기하는데, 나를 잘 모르는 분들은 "어떻게 이런 캐릭터를 했다. 반전이다. 의외다"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런 반응에 내가 더 놀랐지. 아니, 평소에 나를 어떻게 생각하셨길래 그걸 '변신'이라고들 하시는 거지? 하하. 난 그냥 편하게 있는 그대로 한 건데. 그런 차이가 실제로 있구나 싶어 신기했다. 그래도 일단 기본적으로 연기했던 캐릭터들에게선 다 내 안에 있는 모습들이 조금씩 있다. 그래서 선택했던 거지.
최근 기준으로 작품을 고를 때 "하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것들은 주로 어떤 것인가.
그냥 딱 꽂히는 거다. 순간적으로 흥미가 생기는 작품이나 캐릭터 위주로 연기했고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동안 보여드리지 않았던 걸 보여줄 수 있겠다 싶은 걸 선택한다. 이전의 캐릭터에서 조금이라도 변화된 면이 있는, 새로울 수 있는 것?
스크린에서는 이제 첫 주연을 맡았고, 영화배우로서는 시작하고 있는 단계라고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일반 신인 영화배우들과 완전히 같지는 않잖아. 그들이 갖지 못한 10년의 시간이 있고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도 그에 관해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느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윤아'로서의 경험이 지금의 임윤아에게 도움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 같은데?
하하 아까도 얘기했지만 일단 이번 영화에서는 리듬이라고 해야 할까? 몸을 쓰는 부분에선 정말로 춤을 췄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고, 아무래도 가수 활동을 같이했던 배우들은 카메라 앞에서 두려움이 없는 것 같다.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내게도 그런 면이 알게 모르게 있지.
반대로 그런 점에서 오는 걱정이나 고민이 있다면.
고민스러울 때도 물론 있다. 가수 활동을 하면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엄청난 경험치를 얻었다. 상도 많이 받고, 최고라는 수식어도 들어 보고··· 그 덕에 알게 된 것도 많고 느낀 것도 많아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더욱 다양해졌다. 반면 연기는 그에 비해 경험치가 당연히 적을 수밖에 없고, 그런 표현 방식이나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고민이 되고 혼란스러울 때가 있더라고. 가수 10년 차라고 해서 연기 10년 차가 아닌 건데, 내가 보낸 10년이라는 시간의 이미지나 인지도 같은 게 연기로도 그대로 이어져 오게 되니까 영화로는 그런 부분이 부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거든. 이제 겨우 두 번째 작품을 찍은 신인이기에 그저 연기를 제대로 표현해내고 또 열심히 해내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이런 건 좀 지켜가야겠다, 염두에 둬야겠다 하는 건?
철칙이라기보단 그냥 '엑시트'의 의주처럼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거다. 뭔가 큰 목표를 그리기보단 눈앞에 놓인 걸 열심히 하다가 어떤 길로 가게 되는 스타일이다. 과거의 어떤 순간이나 결과물을 돌이켜 봤을 때 "내가 저것보단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거나 "저 때 너무 힘들어서 저 정도로 만족하고 지나갔었지"라는 느낌이 들게 하고 싶지 않다. 내가 뭔가를 더 잘할 수 있음에도 어떤 핑계들로 인해 그냥 넘어갔던 것들이, 남들이 봤을 땐 그게 그냥 나의 최대치인걸로 평가해버리는 게 당연하잖아. 그래서 뭐든 항상 할 수 있을 만큼의 최고를 끌어내 보려고 하는 편이다. 안되면 뭐 최선을 다했으니, 그게 내 최대치라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거고. 어떤 일이든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
요즘 임윤아가 가장 깊게 빠져 있거나 흥미를 느끼고 있는 것은?
집에 있을 땐 거의 하루의 반을 래오에게 쓴다 하하. 뭐 다른 것들을 하다가도 래오에게 밥 주고 놀아주고 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다 가지. 그것 외에는 모든 것이 '엑시트'다. 7월이 홍보 일정으로 빡빡해서 한동안은 여기에 빠져 살 것 같다.
지금의 임윤아에게서 덜어내고 싶은 것, 혹은 채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일단 뺄 게 너무 많은데? 하하. 요즘엔 하도 여유를 찾아 헤매다 보니 여유를 넘어 게으름으로 가는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 일을 정말 많이 하는 것 같긴 한데, 일상 속에선 게으른 편이다. 방 청소도 하고 운동도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그런 생활 속의 게으름을 좀 덜어내고 건강을 채워야 한다. 그동안 임윤아의 삶에는 너무 일밖에 없었던 것 같아서, 나를 찾으려는 노력을 좀 해보려 했다. 이제 좀 사람 임윤아가 생긴 것 같긴 한데··· 아직 제대로 생긴 건 아니라서 하하.
그간 보여줬던 20대 임윤아의 시간들과는 다른, 또 다른 임윤아의 시대를 앞으로 펼쳐가야 하잖아. 스스로 뭔갈 해봐야겠다거나 하지 말아야겠다거나 이런 경계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나.
작년쯤부터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걸 해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기보단, 이제는 좀 나라는 사람에게 비중을 더 둬보자 싶었다. 지금까진 연예인 임윤아로서 살아온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보니 그냥 임윤아, 사람 임윤아로서의 시간을 온전히 많이 누려보지 못한 것 같았거든. 혼자서 여행을 가본다든지, 지하철을 타본다든지 이런 평범한 생활들. 연예인 생활만 계속하다가는 그게 언제 끝날지 모르겠더라고. 그런 평범한 생활을 남들처럼 완벽하게 누릴 순 없겠지만, 친구들처럼 해보고 싶고 해봐야 할 것 같았다.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들도 내가 일을 하면서 좀 힘들어할 때가 있으면, 일상 속에서 뭐라도 배우고 겪어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채워지는 게 있다고, 일로만 무언가가 채워지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 그렇다고 일을 안 하겠다는 건 아니고! 하하. 그 밸런스를 잘 맞추고 삶의 영역을 좀 더 넓혀봐야겠다 싶었다. 그러다. 보니 "뭐 어때?" 라는 마음이 자연스레 생겼다. 전엔 밥 먹을 때도 항상 구석이나 독립된 공간에서 먹어야 했고 모자도 푹 눌러쓰고 다녔는데, 그런 의식하는 부분이 편해진 것 같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오히려 "이렇게 다녀도 돼?" 라고 물을 만큼? 그런 데서 오는 '여유'라는 게 진짜 있는 것 같더라.
※ 배우 조정석 '하이컷' 인터뷰 중에서
임윤아가 "조정석은 최고의 파트너였다"고 줄곧 얘기하더라. 서로 호흡이 굉장히 좋았을 것 같다.
너무너무 좋았다. 영화 보시면 알 거다. 이런 부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데, 배우가 서로 호흡이 좋다는 건 연기적인 부분을 말하는 것도 있겠지만, 서로 인간적인 호흡이 좋고 그런 부분의 코드가 잘 맞았을 때 훨씬 더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랬다. 윤아뿐만 아니라 영화에 등장하는 가족 구성원 배우들 모두가 그랬던 것 같다.
공효진이 임윤아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여배우 복이 많다"고 얘기하기도 했다는데, 동의하는 부분인가?
그럼. 완전 동의한다. 함께 연기해보니 효진이가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알겠더라. 사실 영화 현장은 모두가 다 힘들잖아. 그런 와중에 누구 하나가 너무 힘들다고 해버리면 에너지에 균열이 가게 되는 거고, 어느 현장이든 그런 사람들은 있게 마련인데 우리 현장에선 단 한명도 없었다. 그래서 윤아와의 호흡도 더 찰떡같이 좋았던 게 아닌가 싶다.
▪기자 이영우
▪포토그래퍼 안주영
▪강아지 모델 래오
▪스타일리스트 이보람
▪헤어 강현진
▪메이크업 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