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 나일론 1월호 : more than more 서현은 보다 잘하고 싶다. #SEOHYUN #GirlsGeneration #NYLON #NYLONKOREA
더 잘하고 싶은 서현
화보 촬영은 수없이 많이 했지 않나. 서현에게 재미있는 일일까?
화보 찍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새로운 모습이 즐겁게 느껴진다. 평소에는 하지 않는 스타일과 포즈, 표정 이런 것들이 매번 다르게 표현되니까. 내가 좀 더 과감해진다.
오늘은 어땠나. 너무 답정너처럼 물어본 것 같다.
이제껏 안 해본 또 다른 콘셉트여서 좋았다. 모니터링하면서 나도 모르게 재밌다고 연거푸 이야기했다니까. 무엇보다 오늘 현장에서의 합이 너무 좋았다.
2여 년간 작품을 따로 하지는 않았더라.
말마따나 푹 쉬었다. 지친 몸 충전도 하고 마음도 정화했다. 비워야 또 채울 수 있다. 작년의 내게는 그런 시간이 필요했다. 이젠 달려야지.
이번에 하는 드라마는 jtbc의 단막극 '안녕 드라큘라'다. 마지막으로 한 작품이 32부작이었고, 그 전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은 무려 50부작이었다. 오히려 호흡이 짧은 극이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을까?
얼마 전 촬영이 다 끝났다. 2회 분량의 단막극도 처음 해보는 거라 어떨까 싶었는데, 그건 전혀 문제되지 않더라. 무엇보다 이 드라마를 통해 크게 힐링받았다. 시놉시스를 보면 인생에서 가장 외면하고 싶은 문제와 맞닥뜨리는 이들의 성장담을 다룬다. 나는 여기에서 엄마 뜻대로 살아왔지만,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지니고 있는 안나를 맡았다.
안나의 비밀에 대해 미리 말해줄 수는 없나.
비밀은 비밀.(웃음) 방영될 때 직접 확인해달라. 처음 대본에서 안나라는 캐릭터를 마주했을 때 '아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한마디로 단정할 수 없는 인물이었으니까. 작품을 마치고 안나를 이해할 수 있게 된 만큼 많은 이들이 이 작품으로 사람에 대한 이해와 따뜻함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가수로서 오랫동안 서현이라는 이름을 써왔다. 배우 활동을 할때는 서주현이라는 본명을 쓰더라. 이렇게 분리해서 사용하나 싶었는데 근래 보면 꼭 그렇지도 않던데… 서현과 서주현을 쓰는 기준이 있을까?
대중에게는 아직 서주현이라는 이름보다는 서현이 친숙하니까 '익숙한 이름이 나으려나?' 하고 좀 고민한 것 같다. 근데 서현이나 서주현이나 다 똑같다. 둘 다 나니까. 그래서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도 서현으로 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뮤지컬 배우로서의 서현을 좋아한다. 소녀시대 메인 보컬로서의 노래와 배우로서의 연기를 모두 볼 수 있어서일까? 그 둘이 만나 무대 위의 에너지가 대단하더라.
무대는 여태까지 늘 해왔고 내가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곳이다. 무대에 서면 언제든 힘이 난다. 근데 또 매체 연기는 다른 즐거움이거든. 사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고민할 것 같다. 그만큼 둘 다 나에게 너무 다른 행복을 준다. 표현 방식이나 관객이 있고 없고의 차이지, 연기하는 것의 맥락은 같다.
작품을 하나씩 마칠 때마다 좀 알 것 같은가.
나는 나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한 편이다. 모든 것에서 다 그렇다. 가수로서 무대에 섰을 때도, 연기를 할 때도. 초반에 모니터링할 때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많았는데, 그에 비해선 이제 그 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언제 봐도 창피하지 않을 만큼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무엇보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이 일을 책임감 있게 하고 싶다. 배우는 정말 큰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직업 같다.
책임감과 신뢰의 힘을 아는 사람 같다. 워낙 자기관리를 잘한다는 이야기는 연예계에서도 유명하지 않나. 자기 검열을 꼼꼼하게 하는 성격인가 보다.
아무래도. 내 인생을 누가 설계해주는 것도 아니고, 한번 사는 건데 제대로 살아야지.(웃음) 그만큼 신중하게 생각하고 움직인다. 나는 즉흥적인 성격도 아니고, 정말 철저하게 여러 경우의 수까지 다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이거다'라는 결론이 나오면 번복을 안 하는 편인가.
그렇지. 내가 또 후회는 잘 안 하지.(웃음)
작년에 '아홉수'라는 게 혹시 있었나?
어… 생각도 못해봤다. 근데 굳이 아홉수라고 하지 않아도 풍파가 워낙 많아서.(웃음)
서른은 또 다른 시작이잖나. 어떻게 생각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돌이켜봤을 때 10대도 그렇고, 20대의 시간도 '나 진짜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30대에는 그보단 여유가 좀 더 생기지 않을까 싶다.
그 누구보다 20대가 길었을 것 같다. 여러 시간과 기억이 있을 텐데 되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을까?
길었지.(웃음) 그래서 후회가 전혀 없다. 글쎄,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데. 물론 행복했던 기억도 많지만 어차피 인생은 앞으로만 남은 거잖나.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어서 전에는 뭐 하나만 실수해도 '아, 왜 저렇게 했지? 시간을 되돌려 제대로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곧잘 했는데 이제는 그걸 놓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지금 나에겐 미래만 남아 있는데 이걸 후회해서 뭐하나 싶고. '그래, 속상하지만 이렇게 된 바에야 배운 걸 가지고 다음엔 번복하지 말아야지' 하는 거지. 그게 훨씬 발전적이고 정신 건강에도 좋더라.
착해 보인다는 이야기는 워낙 많이 듣지 않았나. 아마 서현이 가진 선한 이미지도 한몫했을 것 같다. 어디 인터뷰에선가 최후의 승자는 선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더라.
그건 내 신념이다. 사실 살면서 흔들릴 기회가 너무 많다. '착하면 이용당한다' '착하면 호구된다' 같은 이야기가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나도 많이 느꼈다. 그럼에도 나 자신에게 정직하고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 더 본질적인 것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면서. 나는 결국엔 그게 이긴다고 생각한다.
그런 신념을 갖게 된 데는 오랜 시간과 경험을 거쳤을 것이다. 사실 사회생활로 따지면 엄청난 연차 아닌가. 만약 지금의 직업이 아닌 다른 평범한 회사에 입사를 한다면 잘해낼 자신이 있나.
난 사막에 혼자 떨어뜨려놔도 잘 살 자신이 있다.(웃음) 그만큼 강해졌다. 여리고 유약하던 내가 지금은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가끔 나 자신이 안쓰러울 때도 있는데, 모든 사람은 살면서 겪는 일들로 인해 강해지는 거니까. 지금의 난 두려울 게 하나도 없다.
editor park ji hyun
photographer yoon song yi
stylist kang yi seul
makeup lee su min(ouioui)
hair kim ggot bi(ouioui)
assistant lee jeong min
✱CREDIT: NYLON MAGAZINE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