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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1568호 인터뷰] 기묘하고 이상한 나라의 빌런, '오케이 마담2' 최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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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가르는 첩보물의 귀환 이번에도 오케이!, 6년 만에 돌아온 '오케이 마담2'

시장에서 꽈배기를 튀기던 평범한 상인 미영(엄정화)의 진짜 정체는 북한 최정예 요원 ‘목련화’다. 겉으론 남들과 다를 것 하나 없어 보이지만 미영은 그 존재 자체로 비밀 병기이자 필살기다. 6년 전 하이재킹에 휘말려 아슬아슬한 공중전을 펼치던 그는 이제 바다로 향한다. 전작의 납치극을 함께 이겨낸 승무원 현민(배정남)의 결혼식에 초대받은 미영은 화려한 웨딩이 펼쳐지는 크루즈에 몸을 싣지만, 호화로운 여행은커녕 또 다른 납치극을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만다. 짓궂은 얼굴로 살생을 벌이는 안야(최수영)의 등장과 함께 180도 전복된 항해는 결국 미영 안에 있는 목련화를 다시금 소환해낸다. 전편보다 더 비중 높고 복잡해진 액션 디자인 속에 나란히 선 엄정화와 최수영. 어쩌면 '오케이 마담2'는 어느 누구 하나 자신이 질 거라 생각조차 하지 않는 두 여자의 팽팽한 대결 구도만으로 완전해지는지 모른다. 무엇보다 박성웅, 박진주, 배정남 등이 보여주는, 황당한 웃음을 쿡 찌르는 코미디는 경쾌한 서머 무비를 완성하기 충분하다. 뜨거운 여름과 폭염의 나날로 한꺼풀 지칠 시즌, 대양을 가르는 첩보 액션에 이끌리고 마는 건 아주 오랫동안 쌓아온 극장과 관객의 본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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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틀 전, 유튜브 채널 '효연의 레벨업'에서 선보인 배우 최수영의 ‘가난하게 컸어?’ 챌린지가 큰 화제를 모았다. 무수한 댓글이 증명하듯 재치 넘치는 장난스러운 모습, 캐릭터를 빠르게 흡수하는 순발력, 순간에 몰두하는 집중력까지 많은 대중은 이미 최수영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 시리즈 문법상, 정의를 실현하려는 미영의 전투가 빛을 발하기 위해선 그 반대편에 선 빌런의 무게가 압도적이어야만 한다. 그리고 밝은 미소로 사람을 죽이는 무자비한 앤태거니스트 안야의 등장. 천진난만한 최수영의 얼굴로 탄생한 안야는 악동 같은 능청스러운 리듬으로 모든 장면을 자유롭게 갖고 논다. 더구나 극적 텐션과 강도 조절을 본능적으로 아는 배우 덕에 관객은 기묘하고 이상한 여성 빌런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안야 동심원에 포함된 모든 것을 섬세하게 조율하기 시작한 최수영은 연기 이상의 연출적 관점까지 배워가는 중이다. 단언컨대 오늘의 최수영은 제 안의 새로운 변곡점을 마주하고 있다.


안야 캐릭터가 재미있다. 죄악감이랄 게 거의 없고 무자비하지만 선뜻 미워하기 어렵도록 귀엽다. 재난 같은 상황을 게임처럼 즐기는 부분도 눈에 띈다.
잔인하고 끔찍한 상황을 오히려 재미있어 하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다. 천방지축의 장난꾸러기. 아무래도 내가 사람을 죽여본 적은 없다보니(웃음), 안야가 왜 그렇게까지 행동하는지 이해하긴 어려웠다.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안야는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이라고. 자신의 강함을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다가 비로소 그의 악행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목련화(엄정화)를 존경하는 마음도 결국 왜곡되어서 저 여자를 해치는 게 자신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진 거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안야는 다소 여성스러운 이미지에 가까웠다. 하지만 나는 안야가 그것보다는 아기 호랑이에 가깝길 바랐다. 이철하 감독님에게도 이에 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안야는 클래식보다는 힙합을 듣는 사람일 것 같다고. 처음 연기하는 빌런 역할이라 고민이 많았다.

이철하 감독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안야의 첫 등장신도 배우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차를 타고 등장하는 것과 능글맞게 “나이스~”를 외치는 모습까지. 이런 이미지가 머릿속에 자동으로 재생되나.
내가 영화를 매우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배우들의 퍼포먼스를 보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최근 티파니와 그런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 요즘엔 카메라 앞에 서는 것보다 뒤에 있는 게 훨씬 더 좋다고. 대본을 볼 때에도 관객의 입장에서 내가 보고 싶은 장면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이 배우가 여기서 이 정도의 연기를 보여준다면 관객으로서 무척 즐거울 것 같다고. 그런 상상이 반복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카메라 뒤편에 있는다는 건 연출 부분에 관심이 생겼다는 뜻일까.
맞다. 가깝게는 소녀시대 활동에서 가장 많이 적용되고 있다. 앨범을 프로듀싱하거나 전체적인 컨셉 방향을 논의할 때 내 의견을 이야기하고 함께 맞춰나가는 과정이 매우 재미있다. 마침 '오케이 마담2' 현장 또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주는 분위기여서 지금의 관심사와 잘 맞아떨어진 듯하다.

그외에도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들이 있다면.
안야가 셀카 찍는 장면. 소품팀에서 준비해준 휴대폰 케이스가 너무 재미있었다. 뭐랄까. 힙하려고 애쓰는 사람의 느낌. (웃음) 크루즈 룸에 있는 장면을 원테이크로 갔는데 어떤 행동을 해야 재미있을까 고민하다가 셀카를 찍었다. 안야의 나르시시즘적인 면모도 잘 드러난다고 생각했다. 또 “이런 시어머니~” 하고 욕하는 장면. 내가 본래 욕을 만드는 걸 좋아한다. 내 안에서 안야는 K드라마의 광팬 같은 느낌도 강해서 그런 면모를 반영하기도 좋았다.

영화에서 안야가 왜 결혼을 선택했을까 의문이 남았는데, 안야가 아침드라마와 가깝다면 자기만의 묘수로 결혼을 떠올렸을 수도 있겠다.
'오케이 마담' 시리즈의 중추적인 정체성은 가족애인 것 같다. 그렇다면 빌런은 어디로 가야 할까? 바로 반(反)가족이다. 안야가 미영의 딸 나리에게 총을 겨누거나 인질로 삼는 이유도 ‘딸을 왜 저렇게까지 아껴? 그런 거 다 아무 의미 없어’라는 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구상을 안야를 통해 내비치면 작품에서 정의로운 미영과 악의적인 안야의 균형도 잘 맞을 거라 판단했다. 그냥 무작정 나쁜 역할을 한다는 건 내게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안야의 가치관을 조금이나마 이해해야 더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바로 지금이 배우 최수영에게 커리어적으로 중요한 분기점인 것 같다.
이렇게 영화에 대해 깊게 이야기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나는 평생 내가 오타쿠적인 면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무언가에 크게 열광하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콤플렉스도 있었다. 그런데 철저히 관객 입장으로 영화와 콘텐츠를 바라보고 접하니 거기서부터 시야가 넓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연기 또한 일종의 기획 아닌가. 내가 고안하고 고민한 것을 캐릭터에 불어넣는 것이니까. 다만 그전에는 대중의 텍스트에서 빗나갈까 싶어 조금 소극적이었다. 이제는 내 의견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힘이 많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현재 신구, 박근형 배우와 함께 연극 '베니스의 상인'을 한창 상연 중이다.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펼쳐지고 휘발되는 연극은 영화와 어떻게 다른가.
연기 선생님이 연극은 배우의 것이라고 하신 말씀을 체감 중이다. 무대에 올라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날의 기억이 전부 달라진다. 처음엔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표현이 무척 감격스러웠다. 내가 신구, 박근형 선생님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니. 그런데 이제는 그 말이 이렇게 다가온다. 우리 모두가 한 무대에 선 동료가 되어 동시에 호흡한다고. 내가 잘 못하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선생님이 나가셔서 다시 분위기를 정리해주시고, 또 어떤 날은 내가 선생님을 이끌어갈 기회가 오기도 한다. 단순히 무대에 오른다는 의미가 아니라 서로 같은 시간에 나란히 서서 이어달리기를 하는 느낌이다. 다시 정정 가능한 매체 연기에선 느낄 수 없는, 오직 연극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이다.

✱CREDIT: CIN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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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케일X스마일X스타일 '오케이 마담2' 제작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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