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수영 퍼스트룩 29호 : tvN <제3병원>에서 '이의진'이라는 캐릭터로, 가수와 MC를 거쳐 배우라는 수식어까지 꿰찬 수영이 지금 눈앞에서 부드럽고 차분한 음성으로 '의진'과 '수영'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디자이너 송자인의 '제이라이트J.Lite' 라인 뮤즈가 되어 스튜디오 안을 가득 채운 채 말이다. (2012.09) #SOOYOUNG #GirlsGeneration #1stLook
"시청자들은 결과를 보게 된다. 과정이 없는 사람은 없다. 노력은 누구나 한다. 그러니까 결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나는 아직 출발선에 서 있으니 그런 평가도 겸허히 받아들이려 한다."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까에 대한 걱정은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 끝냈다. 모두의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으니까. 또 모두의 마음에 들기를 원하면 행복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50명은 좋아해주고 50명은 싫어한다면 내가 더 성장해서 나머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점점 예뻐지는 것 같다. 소녀라고 하기엔 성숙미가 느껴진다.
감사하다. 점점 더 예뻐졌으면 좋겠다. 하하.
요즘 패셔니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평소에 패션에 대해 관심이 많은가?
그런 관심이 좋긴 하지만 솔직히 부담스럽다. 나는 그냥 편안한 게 좋다. 요즘 나의 모토가 백 투 베이식(Back to Basic)이다. 흰 티셔츠에 청바지 입고 스니커즈 신는 게 가장 멋스러워 보인다. 패셔니스타라는 기대에 부응하는 게 부담스러워진다. 나는 점점 편해지는 게 좋아지고 있는데 말이다.
오늘 입고 촬영한 '제이라이트J.Light'는 어떤가. 원래부터 수영 씨 옷 같다.
데뷔 전부터 송자인 선생님의 옷을 좋아해서 컬렉션도 종종 보러 다녔다. 특히 이 귀여운 곰돌이 마크가 송자인 선생님의 친환경적인 마인드를 잘 드러내는 것 같다. 디자인은 라이더 재킷이나 바이커 팬츠 같은데 소재가 워싱된 면이라 편하면서도 스타일은 살아 있다. 오늘 화보 스타일링한 것처럼 믹스 매치해서 입는다면 일주일 내내 제이 라이트만 입어도 충분할 것 같다.
패셔니스타로서 이번 가을 추천하고 싶은 스타일은?
패셔니스타라니 쑥스럽다. 청바지에 면 티셔츠, 거기에 가죽 재킷을 입고 머플러를 무심한 듯 시크하게 두르는 정도가 좋지 않을까. 자신이 가장 편할 때 아름다워 보이는 것 같다. 제이 라이트도 그래서 자주 입게 될 것 같다.
'제3병원'으로 정극에 도전했는데, 연기할 때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처음에는 긴장할까봐 걱정했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편하게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연기자 선배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기 때문일 거다. 승우 오빠는 항상 내 눈높이에 맞춰주셨고 자상하게 대해주셨다. 지호 오빠는 장난을 잘치는 성격이고, 분위기 메이커다. 연기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배울 점이 많고 아낌없이 나눠주는 선배들과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
'이의진'이라는 역할은 어떤 캐릭터인가?
사랑스러운 캐릭터이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성숙한 인물이 아닌가 싶다. 처음에는 가벼워 보일지도 모르지만 대본을 끝까지 읽고 난 후 내가 알게 된 '의진'은 사랑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멋진 여자였다.
짝사랑을 하는 역할이다. 짝사랑하는 여배우는 공감을 얻거나 미움을 사거나 둘 중 하나인데 수영 씨는 어떨 것 같은가?
가만히 보면 '민폐'캐릭터다. '의진'이는 딱 여자들이 싫어하는 타입이다. 잘 넘어지고 커피도 잘 쏟고··· 사실 비호감 캐릭터가 아닐까 걱정했다. 하지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의 상처를 덮어주기위한 행동들이었고, 진심을 다하는 캐릭터라 시청자들이 공감해주리라 믿는다.
희극과 비극을 넘나드는 캐릭터라고 들었다. 어느 편이 본인과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하나?
장난을 치고 만담 수준의 대사를 받아칠 때면 내가 그 캐릭터가 된 기분이다. 캐릭터가 정말 살아 있다는 기분. 반면 감정 신을 연기할 때는 내가 정말 이 드라마 안에 들어와 있다는생각이 든다. 자연히 몰입이 되더라. 비극적인 장면을 연기하고 난 후에 내가 어떻게 연기를 했는지조차 기억이 안 날 때가 많다. 그럴 때면 '내가 정말 집중을 했었구나'라고 느낀다. 양쪽 모두 신기한 경험들이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캐릭터에 굉장히 몰입한 것 같은데, 원래 연기자가 꿈이었나?
가수로 데뷔하기 전부터 연기에 욕심이 있었다. 가수 데뷔전에 연기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기도 했고. 오디션도 거의 70번은 떨어진 것 같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꾸준히, 조금씩 노력했다. 그리고 이제, 이렇게 배역을 맡을 수 있게 된 거다.
소녀시대 '수영'이 70번이나 오디션을 봤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도대체 어떤 작품이 나에게 오려고 이러나. 정말 오기만 해봐라. 내가 정말 끝내주게 노력할 거야. 끝내주게 열심히 할 거야.' 속으로 얼마나 되뇌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욕심내고 안달복달했더니 그 모습이 연기에 보이더라. 하면서도 불편해지고… 그러다 보니 캐릭터에 미안해졌다. 그래서 다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먹으니 모든 게 편해졌다.
다른 작품 제의도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 그중에서 '제3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의진이라는 역할이 드라마에서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맡은 역할이 크냐 적냐 하는 것보다는 스토리의 중심에 존재하는지가 중요했다.
첫 정극 도전인데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
눈감고 있는 연기가 진짜 힘들었다. 하하. 눈감고 있는 연기, 자는 연기. 한곳에 시선을 고정하고 눈을 감고 있는 게 어려웠다.
아무리 그래도 악플 같은 비판적인 시각은 힘들 것 같다.
대중의 입장에서는 노래하는 수영이 익숙하고 연기하는 수영은 낯설다. 그런데 연기하는 수영을 노래하는 수영처럼 사랑해주길 바라는 건 욕심인 것 같다. 시청자들은 결과를 보게 된다. 기자건 가수건 과정이 없는 사람은 없다. 노력은 누구나 한다. 그러니까 결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나는 아직 출발선에 서 있으니 그런 평가도 겸허히 받아들이려 한다.
부담이 크지 않았나.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까에 대한 걱정은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 끝냈다. 모두의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으니까. 또 모두의 마음에 드는 사람은 행복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50명은 좋아해주고 명은 싫어한다면 내가 더 성장해서 나머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그걸 인정할 수 있다니, 나이에 비해 굉장히 성숙하다는 느낌이 든다.
어차피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사람들에게 평가받고 판단될 수밖에 없는 숙명을 안고 있다. 그런 걸 인정 못하면 이 일을 선택하지 말았어야 하는 게 아닐까?
'최수영'은 어떤 타입의 사람인가?
솔직히 나를 잘 모르겠다. 틀에 박힌 걸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면 틀이 있어야 편한 것도 같다. 마냥 편한 게 좋은 사람이라고 하기엔 내가 정해놓은 규칙을 깨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게 불편하면 그걸 또 깨고··· 정형적이지 않은 건 확실하다.
말로는 쉽게 규정할 수 있지만 정작 본인은 굉장히 괴로운 캐릭터다.
맞다. 사람들은 내게 털털하다고 얘기하지만 난 절대 털털한 사람이 아니다. 까다로운 사람이다. 내가 생각하는 털털함은 솔직하고 표현도 잘하는 사람인데 나는 남의 기분을 좀 더 생각하는 편이다. 소심한 것 같다.
소심한 게 아니라 조심스러운 거다. 소심한 사람은 타인의 감정까지 배려하지 못한다.
상대방이 편한 게 내가 편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기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
이제는 연애를 해야 할 시기 아닌가?
주변에서 연애 좀 하라고 난리다. 이제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 내가 알아서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왜 안하는지 물어봐도 될까? 편안한 사람을 못 만났다. 눈이 높은 건 아닌데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못 만났다.
편안한데 매력 없는 남자와 불편한데 매력 있는 남자, 누굴 선택하겠는가?
편안한 남자. 편안한 게 매력이다. 나쁜 남자를 좋아할 나이는 지난 것 같다.
정말? 나이를 초월해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게 여자다.
그래도 편안한 사람이 좋다. 함께 있으면 즐겁고편한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는 상대방이 편한 게 편하다. 그래서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 나를 알고 말하지 않아도 나를 편하게 해주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
여자로서 수영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
난 아주 편안한 여자다. 상대방이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만큼 나도 편하게 해주고 싶다.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다. 기대고싶은 여자가 되고 싶다. 의외로 여성스럽다. 컵케이크도 만들고 쿠키도 굽는다. 결혼하면 남편 회사에 과일도 깎아서 가져다주고 싶다. 자랑하고 싶고 편안한 여자 친구가 되고싶다.
최수영에게 편안함이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