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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 인스타일 3월호 - 꽤 괜찮은 사람, 티파니. 비 내리는 뉴욕에서 보낸 티파니의 낯선 오후. : 그동안의 시간은 소녀시대 티파니로서 열심히 살아왔다면, 지금부터는 홀로서기를 시작한 또 다른 티파니의 진가를 증명해 보일 시간이다.



꽤 괜찮은 사람 티파니와 보낸 뉴욕에서의 하루

빼곡히 들어선 빌딩 숲 사이로 옐로 캡 한 대가 지나간다. 복잡한 도로 위에는 저마다 행선지를 향해 바삐 움직이는 이들이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다.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 그곳에서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는 티파니를 만났다. 대한민국 대표 걸 그룹 소녀시대 멤버이자 아티스트로 활발히 활동해온 그녀는 함께 동고동락한 멤버들 곁을 잠깐 떠나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어느덧 데뷔 10년 차 가수가 되었지만, 여전히 내려놓지 못하는 것으로 '연습'을 꼽는 그녀는 모든 상황을 철저히 분석하고 준비된 모습으로만 남 앞에 서는 '완벽주의자'다. 티파니의 이런 철저한 준비성은 본인이 좋아하는 관심사 앞에서 그 기준이 더욱 까다롭고 세밀해진다. 요즘에는 음악과 연기가 그렇다고 했다. 구체적인 연도까지 언급해가며 지금 준비하는 일들이 급작스럽게 정한 진로나 단순한 호기심에 의한 선택이 아님을 알리는 그녀. 사실 '공답 요정(SNS상에서 팬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가감 없이 솔직하게 답변해주는 이를 일컫는 말)'이라는 별명만 봐도 티파니가 매사에 얼마나 적극적이고 섬세한지 짐작할 수 있다. 치열했던 지난날에서 벗어나 조금은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목말라하는 그녀. 그동안의 시간은 소녀시대 티파니로서 열심히 살아왔다면, 지금부터는 홀로서기를 시작한 또 다른 티파니의 진가를 증명해 보일 시간이다.




알고 싶은 여자, 티파니
"제가 촬영하는 날엔 항상 비가 내리거나 극한의 상황이 벌어져요. 하지만 즐기고 있으니 괜찮아요!"


Q: 오랜만에 한국 팬들에게 근황을 알리게 됐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A: 학교에 다니며 연기와 음악을 공부하고 있어요. 새로운 것을 배우며 그것들을 제 몸으로 흡수하는 작업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 중이죠.

Q: 연기를 배우고 있다니 좀 의외예요.
A: 사실 굉장히 오래전부터 연기자로서 카메라 앞에 설 순간을 꿈꾸며 준비해왔어요. 2012년도부터 연기 연습을 시작했는데, 준비 기간만 어느덧 6년이 다 됐네요. 그동안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제대로 도전해볼 기회가 거의 없었거든요.

Q: 홀로서기 후 티파니의 첫 도전인 셈이네요.
A: 맞아요. 연기는 노래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기교 등 특별한 장치 없이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오히려 서른 살이 된지 금, 조금 더 자신감이 생겼어요. 다양한 경험을 했고, 그만큼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폭도 더 넓어졌으니까요.

Q: 어떤 것을 연습하고 있는지 살짝 알려줄 수 있어요?
A: 거울을 보지 않고 감정 연기를 해요. 가짜 표정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죠(실제로 화보 촬영을 진행하는 동안 그녀는 거울을 보지 않고 에디터가 요구하는 감정선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요즘 '마이즈너 테크닉'이라는 기초 연기법 수업을 가장 흥미롭게 듣고 있어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주어진 상황을 마치 눈앞에 펼쳐진 현실처럼 연기해야 하죠.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전혀 못 잡았는데, 수업을 들을수록 솔직함과 진심은 언제 어디서든 통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믿게 돼요.

Q: 티파니가 생각하는 솔직함과 진심이 갖는 힘은 무엇인가요?
A: 진심을 다했다면 결과가 좋든 나쁘든 후회가 없죠. 그래서 매 순간 진심으로 현실과 마주할 필요가 있어요.

Q: 지금 하고 있는 인터뷰도 진심을 다해 임하시는 거죠?
A: 물론이죠.(웃음) 그래서 말인데, 제가 생각 이상으로 지금 하는 일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얼마 전에 또 한 번 깨달았어요. 새로운 것을 준비하는 시간을 통해 더욱 확신이 생겼고요.

Q: 그러고 보니 분위기가 한결 편안해진 것 같네요.
A: 요즘 마음이 굉장히 편해요. 사실 근 10년 동안 대중에게 너무 화려한 모습만 보이려 애써왔죠. 그 이하로 내려갈 수 없었던 시간이 있었어요. 절대 포기하지 못할 것 같은 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그게 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됐고요. 한편으로는 그 세월의 무게가 지금도 가끔 버겁게 느껴지기는 하지만요.

Q: 어떤 부분에서요?
A: 아는 것이 많아지는 만큼 생각해야 할 부분도 늘어나니까요.

Q: 변화의 중심에 서 있군요. 그럼에도 여전히 그대로인 것이 있나요?
A: 지금도 무대 위에 오를 때는 꽉 채운 120%의 모습으로 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중에게 다 채워지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요. 그건 무대에서는 모든 사람이 대중과 지켜야만 하는 약속인 셈이죠. 저희 노래 가사 중에 "익숙함에 속아 변하지 않게"라는 게 있어요. 그 말이 저에게는 되게 큰 의미로 다가왔죠. 익숙해지다 보면 방심하게 되고, 곧 초심을 잃을 수 있으니까요.

Q: 요즘 제일 자주 하는 말은 뭐예요?
A: "괜찮아, 파니야."